가난했던 시절, 쌀이 부족하여 콩을 먹을 수 밖에 없었던 마을이 있었습니다. 마을 콩은 고소한 맛이 일품이고 유독 색도 밝았습니다.
그러던 어느 날, 흔해서 먹어 왔다던 콩이 쌀 뿐만이 아니라 여느 잡곡보다도 더 귀하디 귀한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. 물이 좋고 석회질 땅에서 자란 콩을 한번이라도 맛본 사람들은 그 맛을 잊지 못합니다.
콩 하나만은 이 세상 어느 것보다도 진실을 자랑하는 고든내 콩에는 곧은 품이 있습니다. 그 품은 밝은 빛깔의 콩가루, 실하고 묵직한 메주, 진하고 깊은 맛의 막장, 늘 먹어도 편한 청국장으로 이어집니다. 이 콩을 만든 사람들이 지은 밥맛이 진정 추억의 삶의 맛입니다.
